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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마케팅 전환 설계 — 방문객 수 대신 ‘다음 행동’을 KPI로 두는 법

행사 보고서의 첫 줄은 대개 방문객 수입니다. 그런데 그 숫자는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현대아울렛 글로벌 페스티벌의 미션·리워드·체류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전환율을 만드는 설계를 정리했습니다.

약 11분 읽기Soo House by 수앤캐롯츠

수하우스 토끼 캐릭터가 체크 표시가 뜬 휴대폰을 들고 VISITOR·ENTRY 표지판을 지나 달려가는 일러스트 — 방문에서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는 체험 마케팅 전환 설계

행사 성과 보고서의 첫 줄이 늘 ‘방문객 수’인 이유

행사가 끝나고 성과 보고를 만들면 가장 먼저 적는 숫자는 대개 방문객 수입니다. “몇 명이 왔다.” 세기 쉽고, 설명하기 쉽고, 지난 회차와 비교하기도 쉽습니다.

이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방문객 수만으로는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천 명이 와서 3분 만에 나갔을 수도 있고, 500명이 와서 체험하고 구매하고 매장까지 이동한 뒤 SNS에 올렸을 수도 있습니다. 두 행사의 보고서 첫 줄은 반대로 읽히지만, 브랜드에 남은 것은 뒤쪽이 훨씬 많습니다.

오프라인 행사는 ‘얼마나 많이 모았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얼마나 잘 움직이게 했나’를 봐야 합니다. 방문객 수는 트래픽이고, 마케팅은 그 다음부터 시작됩니다.

체험 마케팅은 ‘행사’가 아니라 하나의 오프라인 UX입니다

앱을 만들 때 사용자의 행동 흐름을 설계하듯, 행사도 하나의 UX로 볼 수 있습니다. 입구부터 퇴장까지 사람에게 다음 행동을 제안하는 인터페이스가 계속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배너, 안내판, 부스 배치, 스태프의 첫 마디, 스탬프 종이 한 장이 전부 화면 속 버튼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발견 — 지나가던 사람이 이 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차립니다

체크인·첫 체험 — 돈이나 긴 설명 없이 시작할 수 있는 행동으로 진입합니다

다음 존 이동·구매 — 공간의 비즈니스 목적과 연결된 행동으로 넘어갑니다

인증·리워드·공유 — 그 행동을 기록으로 남기고 현장 밖으로 퍼뜨립니다

현대아울렛 동대문점에서 진행한 글로벌 페스티벌에서는 이 흐름을 실제 동선으로 만들었습니다. 야외 광장에서 체험이나 구매를 한 뒤 2층 서울에디션 매장을 방문하고, SNS 인증과 수하우스 앱 Attend를 거쳐 리워드를 받는 구조였습니다. 사람을 모으는 것과 사람을 옮기는 것을 처음부터 다른 일로 나눠 설계한 셈입니다.

  • 165

    체험 미션 완주

    마지막 단계까지 도달

  • 135

    구매 미션 완주

    매장 이동·인증까지 완료

  • 51%

    최종 전환율

    구매·체험 흐름 합산 기준

  • 496

    AI 포토부스 참여

    평균 체험시간 약 5분

현대아울렛 동대문점 글로벌 페스티벌에서 집계된 값입니다. 각 항목은 서로 다른 미션·시설의 기록이며 합계가 아닙니다. 최종 전환율 51%는 결과보고서에서 구매 흐름과 체험 흐름을 합쳐 정리한 값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참여자 수보다 ‘완주’라는 단어입니다. 미션을 시작한 사람이 아니라 마지막 단계까지 간 사람을 세면, 어느 구간에서 사람이 빠졌는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 구간이 다음 회차에 손봐야 할 곳입니다.

리워드 마케팅의 질문은 “얼마짜리를 줄까?”가 아닙니다

행사 리워드를 기획하면 자연스럽게 예산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5천 원짜리로 할지 1만 원짜리로 할지, 선착순 몇 명으로 할지. 그런데 행동 설계 관점에서는 그보다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이 리워드를 어떤 행동 뒤에 지급할 것인가입니다.

입장 직후에 주는 리워드

성격: 방문 보상

  • 받는 순간 참여 이유가 끝나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 사람은 모이지만 동선은 광장 안에서 멈춥니다
  • 리워드 소진 속도가 곧 성과처럼 보여 판단을 흐립니다
  • 리워드를 노린 참여자와 실제 고객이 섞여 데이터가 흐려집니다

정해진 행동을 마친 뒤 주는 리워드

성격: 행동 전환 비용

  • 매장 이동·체험·인증까지 마쳐야 지급되므로 동선이 끝까지 갑니다
  • 완주 인원이 그대로 전환 지표가 됩니다
  • 같은 예산으로 더 뒤쪽 KPI를 살 수 있습니다
  • 중간 이탈 지점이 기록으로 남아 다음 회차 설계에 쓰입니다

리워드가 강할수록 좋은 것도 아닙니다. 보상이 너무 크면 브랜드와 경험이 아니라 리워드 자체가 목적이 되고, 너무 약하면 긴 동선을 움직일 이유가 없습니다. 원하는 행동의 난이도와 보상 크기를 맞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좋은 스탬프 미션은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동선입니다

스탬프 미션이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마케터의 KPI를 참가자에게 숙제로 떠넘기기 때문입니다. “이 부스 가세요 → 사진 찍으세요 → 팔로우하세요 → 친구 태그하세요 → 설문하세요 → 앱 설치하세요.” 이렇게 되면 한 단계가 늘어날 때마다 이탈합니다.

좋은 미션은 참가자 입장에서 원래 해볼 만한 경험이 다음 장소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순서를 정할 때 저희가 쓰는 기준은 네 가지입니다.

  1. 첫 행동은 가장 쉽고 재미있어야 합니다. 체험·포토처럼 진입장벽이 낮은 행동이 좋습니다.

  2. 두 번째 행동은 공간의 비즈니스 목적과 연결합니다. 매장 방문, 상품 탐색, 시식, 상담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3. 세 번째 행동에서 디지털 연결을 만듭니다. SNS 인증, 앱 참여, 쿠폰 저장처럼 기록이 남는 행동입니다.

  4. 리워드는 최종 행동 이후에 주되, 시작 지점에서 너무 멀게 느껴지지 않도록 단계 수를 조절합니다.

수하우스가 현대아울렛에서 운영한 글로벌 플리마켓 캠페인에서 실제로 나온 콘텐츠 컷입니다. 발견 → 첫 체험 → 미션 → 인증이라는 네 구간이 크리에이터의 영상 안에서 그대로 이어집니다.

  • 여러 나라 국기가 걸린 야외 행사장 입구에서 크리에이터가 ‘Welcome to the Global Flea Market’이라고 분필로 쓰인 칠판 입간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장면
    발견

    행사장 입구의 입간판이 첫 컷이 됩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5초 안에 알게 되는 지점입니다.

  • 글로벌 플리마켓 부스 앞에서 아프리카 전통 패턴 옷을 입은 크리에이터가 양손을 들고 인사하는 장면. 앞 테이블에 여러 나라의 물건이 진열되어 있고 ‘Lovely people from various countries are gathered to present and sell unique items from’이라는 영어 자막이 있다
    첫 체험

    돈을 쓰기 전에 구경하고 말을 거는 행동이 먼저 옵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첫 행동이 그대로 콘텐츠가 됩니다.

  • 노란 파라솔과 해바라기가 있는 부스 앞에서 전통 의상을 입은 참가자들이 손을 흔들며 웃는 장면. ‘stamp tour that made everything even more fun’이라는 영어 자막이 스페인어 자막과 함께 깔려 있다
    미션

    스탬프 투어가 ‘숙제’가 아니라 ‘더 재미있게 만든 것’으로 언급됩니다. 미션 설계가 잘 됐는지는 참가자의 말에서 먼저 드러납니다.

  • 행사장 입구에 세워진 ‘글로벌 플리마켓’ 안내 배너 앞에서 크리에이터가 카메라를 보고 서 있는 장면. 화면 아래에 러시아어 자막이 얹혀 있다
    확산

    행사 안내판이 크리에이터의 언어로 다시 쓰여 현장 밖으로 나갑니다. 같은 안내가 러시아어 자막을 달고 팔로워에게 전달되는 구간입니다.

체류시간은 오프라인의 ‘세션 길이’입니다

글로벌 페스티벌의 AI 포토부스에는 496명이 참여했고 평균 체험시간은 약 5분이었습니다. 참여자의 94.3%가 20~30대였습니다. 포토부스 자체가 매출을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을 멈추게 하고, 친구와 기다리게 하고, 결과물을 확인하고, 촬영물을 공유하게 합니다.

온라인 서비스에서 세션 시간이 길어지면 더 많은 기능을 경험할 가능성이 생기듯, 오프라인에서도 체류시간은 다음 행동을 만들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만 “오래 머물렀다”를 목표로 삼으면 방향이 어긋납니다. 그 체류가 어느 행동으로 연결됐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이벤트 마케팅 KPI는 네 층으로 나눠 봅니다

방문객 수 하나로 행사를 평가하지 않으려면 KPI를 층으로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층마다 묻는 질문이 다르고, 개선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오프라인 행사 KPI를 네 층으로 나눈 구조. 층마다 개선 수단이 달라서 보고서에 함께 올려야 다음 회차 설계가 가능합니다.
묻는 질문보는 지표안 좋을 때 손볼 곳
Attraction사람을 데려오는 힘이 있는가도달, 사전 신청, 현장 유입, 체크인홍보 채널, 사전 모집, 입구 인지
Engagement사람을 머물게 하는 힘이 있는가체험 참여, 체류시간, 미션 시작첫 행동의 진입장벽, 존 배치
Conversion사람을 행동하게 하는 힘이 있는가매장 이동, 구매, 객단가, 쿠폰 사용, 앱 가입동선 편의, 리워드 지급 시점
Amplification행사 이후에도 퍼지는 힘이 있는가UGC, SNS 포스트, 조회수, 공유촬영 포인트, 크리에이터 구성

글로벌 페스티벌에서는 이 네 층을 모두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 체험과 구매뿐 아니라 150건 이상의 SNS 포스트와 65만 회 이상의 조회가 행사 이후의 확산을 만들었습니다. 상단 두 층만 보고하면 “사람은 많이 봤는데 매장은 조용했다”는 결론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하단 두 층만 보면 왜 도달에 예산을 썼는지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우리 행사에 필요한 구성 확인하기행사 규모, 필요한 미션 단계, 크리에이터 구성에 따라 준비 범위가 달라집니다. 30초 진단으로 예상 구성과 견적 범위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크리에이터를 부르는 이유도 ‘행사 당일 사람 수’만은 아닙니다

오프라인 행사에서 크리에이터는 현장 방문자 한 명이면서 동시에 행사 이후의 미디어입니다. 그래서 행사 콘텐츠를 당일 현장 영상만으로 끝내지 않고 세 구간으로 나눠 설계할 수 있습니다.

  • Before — 행사 안내, 초대, 기대감, 방문할 이유를 만드는 콘텐츠
  • During — 현장 분위기, 체험, 구매, 사람들의 실제 반응
  • After — 언박싱, 사용 후기, 결과물, 다시 방문할 이유

특히 국내 거주 외국인 크리에이터는 해외 크리에이터보다 행사 방문의 물리적 장벽이 낮고, 한국 현장을 빠르게 콘텐츠로 만들 수 있습니다. 관계를 쌓아온 크리에이터와 커뮤니티가 있으면 행사 때마다 해외에서 인력을 초청하거나 콜드 섭외에 큰 비용을 쓰는 방식보다 유연하게 Before–During–After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다음 행사 기획서에 그대로 넣어볼 수 있는 7가지 질문

  1. 행사장 밖을 지나가는 사람이 첫 5초 안에 무엇을 이해해야 하는가

  2. 첫 참여 행동은 돈이나 긴 설명 없이 시작할 수 있는가

  3. 사람이 가장 오래 머무는 지점은 어디이며, 그 체류가 다음 행동과 연결되는가

  4. 매장 방문이나 구매를 유도하고 싶다면 그 동선이 실제로 편한가

  5. 리워드는 원하는 행동을 마친 뒤에 지급되는가

  6. SNS 공유가 자연스럽게 생길 포토·결과물·반응 포인트가 있는가

  7. 현장 이후에도 크리에이터 콘텐츠나 CRM으로 캠페인이 이어지는가

이 질문들은 예산이 확정되기 전에 답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동선과 리워드 지급 시점은 부스를 다 세운 뒤에 바꾸기 어렵고, 미션 단계 하나를 옮기는 일이 리워드 단가를 올리는 것보다 전환에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 — 오프라인 전환율은 리워드 크기가 아니라 순서에서 갈립니다

좋은 행사는 사람이 많은 행사가 아니라, 사람이 브랜드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한 걸음씩 더 움직이는 행사입니다. 같은 예산이라도 리워드를 입장에서 줄지 완주 뒤에 줄지, 첫 미션을 체험으로 둘지 설문으로 둘지에 따라 남는 숫자가 달라집니다.

방문객 수는 트래픽입니다. 체험 마케팅의 성과는 그 트래픽이 어디까지 이동했는지를 세는 순간부터 보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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